1950년 10월 6일 한국의 나비 학자 석주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석주명은 1908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났습니다. 1926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일본의 가고시마 고등농림학교로 유학을 갔습니다. 그는 학교를 다니면서 곤충학과 식물학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졸업 후 영생 고등보통학교 에서 교사로 일하다가 1942년 자신의 모교인 송도 고보로 옮겨서 박물 교사로 일하면서 나비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그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나비를 채집했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방학 숙제로 채집한 나비도 함께 연구를 했습니다. 수많은 나비를 채집하고 연구한 결과 기존에 일본학자들이 분류하고 발표했던 한반도 나비의 종은 같은 종이지만 개체별로 약간 다른 모양을 모두 다른 종으로 분류했다는 오류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그래서 엄청나게 많은 나비를 채집하고 그 특징을 기록해 통계로 만들었습니다. 같은 종인데 다른 이름을 가진 나비들을 제거하는 논문을 발표했고, 전에는 1,100여 종에 달했던 한국 나비의 종을 240여 종으로 다시 분류했습니다.
그는 과거 문헌에 나온 나비에 대한 기록을 연구해서 조선의 나비에 대해 밝히기도 했고, 제주도에서 일할 때는 제주도의 사투리, 인구 분포, 곤충 분포 등을 연구하며 제주학 연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세계 평화를 위해서는 한 언어를 써야 한다는 에스페란토어 연구에 몰두하기도 했습니다.
1946년에는 국립 과학박물관 동물학 연구부장으로 일하며 한국 나비에 한국 이름을 붙여주는 일을 했고, 현재까지도 우리나라 나비 이름의 2/3 이상이 그가 붙인 이름입니다.
1950년 전쟁 중에 소동에 휘말려 총에 맞고 숨졌습니다.
그의 나비 연구, 제주학 연구는 현재까지도 생물학과 국어학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