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5일 베네수엘라의 4선 대통령으로 민중 대통령이었던 우고 차베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1위의 석유 매장량을 가진 국가입니다. 그렇지만 석유 생산으로 생긴 부는 해외 자본과 국내 자본, 그리고 일부 관료의 몫이었고, 국내의 다른 산업과 농업의 발전이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국민의 삶은 점점 더 피폐해졌습니다. 1980년대 말 베네수엘라 인구의 2/3가 빈곤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우고 차베스는 1954년 7월 베네수엘라의 사바네타에서 가난한 초등학교 선생님의 자녀로 태어났습니다. 그는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해서 1975년에 졸업한 후 낙하산 부대에 들어갔고, 1990년에는 중령으로 진급했습니다.
1992년 차베스는 자신을 지지하는 일부 장교와 함께 쿠데타를 일으켰으나 실패해서 감옥에 갇힙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그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그는 다시 정치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차베스는 급진좌파 정당인 제5공화국 운동을 창당하고, 1998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됩니다.
그는 대통령에 취임한 후 ‘볼리바르 혁명’으로 빈민층을 위한 무상교육, 주택 제공, 의료 혜택 등의 정책을 펼쳤습니다. 국민의 지지는 높았지만 국제사회에서 차베스의 정책은 불안감을 줬습니다. 외국 투자자들이 투자를 피하고, 외화는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경기는 나빠졌습니다. 차베스는 미국, 유럽, 라틴아메리카를 순방하면서 국제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헌법을 개정해서 대통령의 임기를 6년 중임으로 바꾸고, 국회도 단원제로 바꿨습니다.
개헌 이후 차베스는 57%의 지지를 얻으며 6년 임기의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여당과 비슷한 성향의 정당을 포함해서 국회도 70%의 의석을 차지했습니다. 그는 토지개혁, 노조 개혁, 공기업 구조조정 등을 추진했고, 중미와 카리브의 10개 역내 국가들의 원유 공급에 특혜를 주는 ‘카리카스 에너지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개혁은 기득권 세력의 쿠데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차베스에 대한 지지를 보내며 30만 명이 대통령 관저를 에워쌌고, 마침내 차베스는 대통령직에 복귀했습니다. 차베스의 두 번째 임기에는 대규모 파업이 일어나는 등 사회 경제적인 혼란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2006년에 다시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2007년에는 석유의 국유화, 2008년에는 통신, 전기, 제철, 시멘트 회사들을 국유화하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전 국민의 인기를 끌었던 차베스는 2013년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