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9월 2일 미국의 유전학자이자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바버라 매클린톡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바버라 매클린톡은 1902년 6월 미국 코네티컷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공부를 잘해서 고등학교 시절 월반을 할 정도로 뛰어났지만, 대학에 진학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코넬대학의 농과대학에 입학한 후 농장에서 옥수수를 키우면서 연구했고, 옥수수 염색체 연구로 1927년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매클린톡은 옥수수 연구 중에 1951년 유전자가 움직이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유전자가 원래 있던 자리에서 나와서 다른 자리로 간다는 생각은 당시의 상식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웠습니다. 매클린톡은 이동하는 유전자가 유전자의 활동을 끄고 켜는 조정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매클린톡의 연구는 당시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10년 후 박테리아 연구에서 유전자가 활동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이후 쥐의 혈액 연구에서도 유전자가 재배열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또한 암이 생기는 이유도 염색체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점도 알려졌습니다.
유전자가 자리를 바꾸는 현상은 질병을 치료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매클린톡의 업적은 1978년에야 로젠스틸 상을 받으면서 인정받았습니다. 1979년 그는 하버드대, 록펠러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198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으면서 그의 연구 성과에 대한 적절한 명예를 얻었습니다.
그는 노벨상 수상 소감에서 ‘옥수수를 연구하는 동안 큰 기쁨을 누렸고, 옥수수가 알려준 해답으로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는 여성 과학자가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도 꾸준히 연구했고, 그의 이론은 한때 수용 받지 못했지만 결국에는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노벨상 수상 후에도 연구를 이어갔고, 1992년 9월 2일, 그의 나이 90세에 세상을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