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11월 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2대 대통령이었던 박은식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박은식은 1859년 황해도 황주에서 서당의 훈장이었던 박용호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렸을 때는 아버지의 서당에서 성리학을 공부했습니다. 과거 공부에 염증을 느끼고,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며 공부했는데 그중에는 안중근 의사의 아버지인 안태훈도 있었습니다. 다산 정약용 밑에서 공부했던 신기영, 정관영에게 배우면서 실학을 익히게 되고, 관념적인 유학이 아니라 실용적인 양명학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조선 말의 격변기에 박은식은 성리학에 몰두하며 민족주의에 대한 의식을 키워 갔습니다. 1898년 박은식은 독립협회에 가입하면서 민중 계몽운동을 벌여 나갔고, <황성신문>의 주필로도 글을 썼습니다. 독립협회가 해산된 후에는 경학원과 한성사범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쳤습니다. 1904년에는 <대한매일신보>의 주필이 되었고, 1910년 일제에 의해 <황성신문>이 문을 닫을 때까지 지켰습니다.
1907년 애국 계몽 운동가들에 의해 국권 회복을 위한 비밀결사 신민회가 만들어지자, 여기에 참여하여 교육과 출판 부분에서 활동했습니다. 서북 협성 학교의 교장이 되어서 전국 각지에 63개의 분교를 만들어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민족의 실력을 키우는 일을 했습니다.
1910년 조선이 일제의 식민지가 되자, 일제는 황성신문, 대한매일신보, 서북학회월보 등 많은 신문과 잡지를 폐간시켰고, 우리의 역사서를 불태웠습니다. 박은식은 1911년 독립운동과 우리나라 역사서를 쓰기 위해 만주로 망명했습니다. 그는 <동명성왕 실기>, <발해 태조 건국지>, <명림답부전>, <천개소문전>, <대동고대사론> 등 많은 역사서를 썼고, 1912년에는 독립운동 단체 동제사를 만들었습니다. 상해에 박달학원을 만들고, 많은 중국 인사와 교류했습니다. 그는 <안의사중근전>, <한국 통사>를 써서 우리의 역사를 보존해 나라를 되찾는 원동력을 키우는 일을 했습니다.
3.1운동 이후 박은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만드는데 이바지했고, 독립운동 사료를 편찬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1925년에는 임시정부 대통령 이승만의 탄핵을 이끌어내고, 대통령 대리로서 임시정부의 혼란을 끝내고 내각책임제로 정부를 개편했습니다.
1925년 임시정부를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인후염과 기관지염이 깊어지면서 11월 1일 상해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우리 민족의 독립을 위한 정신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인 독립운동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