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살고 있는 작은 집에 쥐들이 수십마리 모여 살았습니다. 할머니가 부엌에 없을 때면 몰래 찬장에 가서 음식을 가져오고, 곳간에서도 곡식을 가져다 먹었습니다. 쥐들은 편안히 할머니 음식을 가져다 먹으니 할머니가 살기 힘들었습니다. 할머니는 쥐들이 이렇게 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고양이를 구해왔습니다.

고양이는 할머니의 바람을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쥐들이 곳간에서 곡식을 가져갈 때면 고양이는 살금살금 다가와 쥐를 냉큼 잡아버렸습니다. 할머니는 곳간에 곡식이 줄어들지 않아 너무나 기뻤고 고양이를 이뻐했습니다. 그럴수록 고양이는 쥐들을 열심히 잡아들였습니다.

쥐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할머니집에서 편안히 살고 있다가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고양이한테 당하고 있으니까요. 어느날 밤 쥐들이 모여 의논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고양이의 공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고요.
“자자, 다들 모였으니 이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쥐들 중에 가장 나이 많은 장로 쥐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덕에 편안하게 이 집에서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양이가 이 집에 들어온 후 계속 우리 동료들이 희생되고 있어요. 이제 우리도 살아갈 방도를 찾아야 합니다.”
모인 쥐들이 시끄럽게 떠들며 이야기했습니다.
“맞아요. 맞아요. 고 놈의 고양이 때문에 우리 삼촌도 돌아가셨어요.”
“그제는 우리 아들이 붙잡혔어요.”
여기저기서 볼멘 소리와 울음 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그러니 대책을 세워야지요.
“제일 큰 문제는 고양이가 어디서 어떻게 다가오는지 알 수가 없다는 거예요.”
“맞아요. 어제 곳간에 쌀을 들고 오려는데 기분이 이상해 뒤를 돌아보니 고양이가 쳐다 보고 있더라구요. 깜짝 놀라 쌀이고 뭐고 다 놔두고 도망쳤다니까요. 정말 10년 감수했어요.”
여기저기서 이런 저런 말들이 나왔지만 신통한 해결책은 없습니다. 쥐들은 회의가 길어질수록 한숨만 깊어졌습니다.
이 때 작은 새앙쥐가 조용히 말했습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면 좋을텐데…”
이 말에 모든 쥐들이 새앙쥐를 쳐다봤고, 새앙쥐는 말을 이어갔습니다.
“고양이가 어디서 오는지 모르니까 우리가 도망칠 수 없는거잖아요. 고양이한테 소리가 나면 고양이가 오는 줄 알고 빨리 도망갈 수 있으니 뭐가 걱정이에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면 돼요.”
다들 무릎을 쳤습니다.
“맞아. 맞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자고!”
“좋아. 좋아.”
그러다 갑자기 조용해졌습니다.
“근데, 누가, 어떻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